안녕하세요, 세종 바른한의원 대표원장 김대환입니다.
“치료해보면 그때뿐이고,
약을 끊으면 또 콧물이 돌아와요”
“아이가 자꾸 입으로만 숨을 쉬는데
그냥 둬도 될까요?”
진료실에서 정말 자주 듣는 부모님들의 걱정입니다.
이 말씀을 하실 때 대부분은 이미 여러 곳을 다녀오신 뒤입니다.
약도 성실히 먹였고 병원도 빠짐없이 다녔는데 왜 제자리인지, 그 답답함이 목소리에 그대로 묻어납니다.
그래서 시작하기 전에 불편한 이야기를 먼저 드리겠습니다.
비염은 한 번의 처방으로 끝나는 병이 아닙니다.
두세 달 꾸준히 보셔야 하고, 그동안에도 환절기가 오면 증상이 한 번씩 올라옵니다.
몇 주 만에 깨끗해지는 방법을 찾고 계신다면, 저는 그 방법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만 왜 이 비염이 자꾸 되돌아오는지, 그리고 한의학에서는 그 반복을 어디서 끊어야 한다고 보는지는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➊비염이 자꾸 되돌아오는 이유
코는 단순히 숨만 쉬는 기관이 아닙니다.
차가운 공기를 따뜻하게 데워 폐로 보내주는 ‘라디에이터’ 역할을 하는데, 이 기능이 제대로 돌아가려면 코 점막이 늘 따뜻하고 촉촉해야 합니다.
면역이 약한 아이들은 찬 공기나 먼지, 작은 온도 변화에도 이 점막이 쉽게 흔들립니다.
항생제나 항히스타민제는 그 순간의 증상을 눌러주는 데는 효과적입니다.
밤에 코가 막혀 잠을 못 자는 아이에게 이런 약이 필요한 순간은 분명히 있고, 저는 그것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필요할 때 쓰는 약을 두고 무조건 끊으라고 말씀드리는 것은 제 진료 방침이 아닙니다.
다만 이 약들은 점막 자체의 회복력이나 면역 기능을 키워주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약을 끊으면 다시 콧물이 돌아오는 반복의 굴레가 생기는 것이지요.
증상을 누르는 일과
증상이 생기지 않게 만드는 일은,
서로 다른 작업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이런 상태를 폐기(肺氣)가 약해진 것으로 봅니다.
폐의 기운이 약해 호흡기라는 ‘성벽’이 낮아진 탓에, 외부 자극이 조금만 들어와도 쉽게 무너지는 것입니다.
성벽이 낮은데 쳐들어오는 적만 계속 막아내는 상황이라면, 아이도 부모님도 지칠 수밖에 없습니다.
➋입으로 숨 쉬는 아이, 그냥 두면 안 되는 이유
“아이가 TV를 볼 때나 잘 때
입을 벌리고 있어요.
그냥 습관 아닌가요?”
이렇게 물으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는 이 질문을 받으면 진료를 잠시 멈추고 설명을 길게 드리는 편입니다.
구호흡은 습관이 아니라, 코로 숨을 못 쉬고 있다는 신호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구호흡이 지속되면 생각보다 큰 변화가 생깁니다.
코로 숨 쉴 때는 혀가 입천장에 붙어 위턱을 넓혀주는 지지대 역할을 하는데, 입으로 숨을 쉬면 혀가 아래로 처지면서 위턱이 좁아지고 얼굴 전체가 길쭉하게 변형될 수 있습니다.
얼굴뼈가 자라는 시기라면 이 문제는 더 빠르게 진행됩니다.
코막힘을 방치하면 수면의 질도 떨어집니다.
수면 중 분비되는 성장호르몬이 줄어들 수 있고, 낮 동안 집중력 저하와 무기력함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특히 1년에 5회 이상 잔병치레를 반복하는 아이라면, 성장에 써야 할 에너지를 면역에 계속 빼앗기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코가 막힌 채 보내는 하루는,
아이에게 그냥 불편한 하루가 아니라
덜 자라는 하루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소아비염을 코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단순한 코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전반적인 성장과 체력의 문제로 함께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 제가 진료실에서 지키는 원칙입니다.
부모님께서 콧물 이야기만 하고 가시려 할 때 제가 굳이 키와 잠, 밥 이야기를 여쭙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소아비염은 단순한 코 문제가 아니라, 아이의 성장과 체력을 함께 봐야 하는 문제입니다.”
➌증상이 아닌 원인을 보는 한의학적 치료
한의학에서는 콧물, 코막힘이라는 증상 자체보다 왜 이 증상이 반복되는지 그 원인을 먼저 봅니다.
치료는 크게 두 방향으로 이루어집니다.
첫째는 폐기(肺氣) 보강입니다.
폐의 기운을 튼튼하게 해 외부 자극에 흔들리지 않도록 호흡기 방어력을 키우고, 코의 염증을 가라앉히며 숨길을 열어주는 약재 조합을 아이 체질에 맞게 처방합니다.
둘째는 비위(脾胃) 기능 회복입니다.
“위장과 코가 무슨 관계냐”고 하실 수 있습니다.
저도 이 대목에서 부모님들이 고개를 갸웃하시는 모습을 자주 봅니다.
한의학에서는 비위가 약하면 몸속 수분이 제대로 순환되지 못하고 코 점막 주변에 쌓여 만성 비염으로 이어진다고 봅니다.
실제로 소화가 약하고 잘 먹지 않는 아이들에게 비염이 더 자주, 더 오래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침 치료를 병행하면 콧속 혈류 순환이 좋아져 점막 회복이 빨라지고, 비강추나로 좁아진 비강 공간을 물리적으로 확보해 코막힘 개선에 도움을 줍니다.
맞춤 한약을 2~3개월 꾸준히 복용하면 단순히 코가 뚫리는 것을 넘어 감기에 덜 걸리고 체력도 함께 회복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리겠습니다.
효과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체질과 증상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열 명이면 경과도 열 가지입니다.
두 달 만에 눈에 띄게 편해지는 아이가 있는가 하면, 넉 달을 봐야 겨우 흐름이 바뀌는 아이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첫 상담에서
“얼마나 걸립니다”라고
단정해 말씀드리지 않습니다.
대신 한 달마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함께 확인하고, 방향이 맞지 않으면 그때 처방을 바꾸는 쪽을 택합니다.
부모님께서 판단하실 수 있는 근거를 계속 드리는 것이 제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➍한의원을 고를 때 확인할 점
같은 소아비염이라도 아이의 체질, 비염의 유형(한성/열성), 코막힘 정도, 동반 증상에 따라 접근이 완전히 달라집니다.
그래서 어디서 치료하느냐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먼저 맑은 콧물인지 누런 콧물인지, 찬 음식에 증상이 나빠지는지 등을 통해 폐의 한열(寒熱)을 제대로 감별하는지 살펴보세요.
이 구별 없이 처방하면 오히려 증상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같은 비염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어도, 몸을 데워야 하는 아이와 열을 내려야 하는 아이에게 같은 약을 쓰면 한쪽은 반드시 손해를 봅니다.
또한 코막힘만 뚫어주는 치료인지, 아이의 전체 면역 체계까지 함께 보강하는지, 그리고 구호흡이 오래된 아이라면 얼굴 발달과 수면, 성장에 미치는 영향까지 살피는 곳인지를 기준으로 삼으시길 권합니다.
좋은 곳을 고르는 기준은
무엇을 해준다고 말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먼저 확인하는지에 있습니다.
- ✓맑은 콧물인지 누런 콧물인지 등으로 폐의 한열(寒熱)을 감별해 처방하는가
- ✓코막힘 해소를 넘어 아이의 전체 면역력 강화에 중점을 두는가
- ✓구호흡이 오래된 경우 얼굴 발달·수면·성장까지 함께 고려하는가
찬 바람이 불어도 코가 편안한, 따뜻하고 건강한 호흡기를 만들어주는 것이 치료의 목표입니다.
꼭 저희 한의원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다만 어느 곳을 가시든 우리 아이의 비염이 한성인지 열성인지, 그리고 지금 하려는 치료가 코를 뚫는 것인지 면역을 올리는 것인지 이 두 가지는 꼭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을 듣지 못한 채 시작하면, 또 한 계절을 같은 자리에서 보내게 됩니다.
아이의 반복되는 비염이 걱정되신다면, 증상만이 아니라 체질과 성장까지 함께 살펴 방향을 잡아드리겠습니다.
편하게 상담 오세요.
* 본 칼럼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효과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임상 24년, 한방소아과·성장클리닉 19년. 사상체질맥진학회 교육위원. 세종 바른한의원에서 사상체질 한약, 성장·성조숙증, 소아 면역·비염, 만성질환을 진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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