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세종 바른한의원 대표원장 김대환입니다.
“약 먹을 때만 좋아지고
끊으면 또 누런 콧물이 나와요”
“코 뒤로 뭔가 계속
넘어가는 느낌이 불쾌해요”
“해마다 환절기가 되면
같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돼요”
축농증으로 오시는 분들께 자주 듣는 이야기입니다.
이쯤이면 약도 성실히 드셔 보셨고, 코를 세척하거나 스프레이도 써 보셨을 겁니다.
그런데 계절이 한 번 바뀌면 또 같은 자리로 돌아옵니다.
그래서 먼저 불편한 이야기부터 드리겠습니다.
축농증은 몇 주 만에 정리되는 문제가 아니고, 관리를 시작해도 환절기에는 한 번씩 올라옵니다.
그리고 눈 주위가 붓거나 시야가 흐려지고 고열과 심한 두통이 함께 온다면, 한의원보다 검사가 먼저입니다.
그 순서를 지키는 편이 결국 더 빠릅니다.
오늘은 축농증이 왜 되풀이되는지, 그리고 그 사이에서 무엇을 함께 볼 수 있는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➊축농증은 왜 계절마다 다시 시작될까요
부비동은 이마와 광대뼈, 눈 사이의 뼈 속에 있는 빈 공간으로, 아주 좁은 통로 하나로 콧속과 이어져 있습니다.
이 통로로 공기가 드나들고 안에서 만들어진 분비물이 빠져나갑니다.
축농증은 그 통로가 막히면서 안에 분비물이 고이고 염증이 이어지는 상태입니다.
막힌 것은 코가 아니라,
안쪽에서 빠져나올
길입니다.
그래서 염증만 가라앉혀도 통로의 조건이 그대로면 같은 일이 반복됩니다.
찬 공기와 건조한 실내에 점막이 붓기 쉬운 환절기, 알레르기비염으로 점막이 늘 부어 있는 경우, 코 안의 구조상 통로가 좁은 경우에는 같은 감기를 앓아도 부비동까지 넘어가기 쉽습니다.
급성기에 필요한 약이 있다는 것을 저는 부정하지 않습니다.
불이 났을 때 불부터 끄는 일은 당연합니다.
다만 불을 끄는 일과 불이 자꾸 나는 조건을 바꾸는 일은 서로 다른 작업입니다.
한의학에서는 여기에 회복력을 함께 봅니다.
폐기(肺氣)가 약하면 코 점막의 방어력이 떨어져 작은 자극에도 쉽게 무너지고, 몸에 습(濕)과 열이 쌓이면 분비물이 끈적하고 누렇게 변합니다.
두 가지가 겹친 분들이 특히 오래 고생하십니다.
➋코감기와는 무엇이 다른가요
“그냥 코감기가
오래가는 것 아닌가요.”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딱 잘라 나누기는 어렵지만, 결이 다른 지점은 있습니다.
코감기는 대개 맑은 콧물로 시작해 며칠 사이에 흐름이 바뀌고, 열흘 안팎이면 잦아드는 편입니다.
반면 부비동까지 넘어간 경우에는 누렇거나 끈적한 콧물이 열흘 넘게 이어지고, 코 뒤로 넘어가는 느낌과 얼굴의 묵직함·압통, 냄새가 잘 느껴지지 않는 상태가 함께 옵니다.
좋아지는 듯하다가 며칠 만에 다시 나빠지는 흐름도 눈여겨보실 신호입니다.
좋아지다 말고 다시 무거워지는 것은,
낫는 중이 아니라
자리를 옮긴 것일 수 있습니다.
두 가지가 겹쳐 있는 분이 실제로는 더 많습니다.
알레르기비염으로 점막이 부어 있는 상태에서 감기가 지나가면, 회복할 틈을 주지 않은 채 통로만 계속 막히게 됩니다.
그래서 약을 먹는 동안 며칠 편했다가도 건조하고 찬 계절이 오면 같은 자리에서 다시 시작됩니다.
그래서 저는 치료가 듣지 않았다고 자책하며 오시는 분들께 그 말씀부터 거둬들이시라고 합니다.
성실하지 않으셔서가 아니라, 통로를 막는 조건이 그대로인 채 염증만 반복해서 눌러 왔기 때문인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막힌 것은 코가 아니라 안쪽에서 빠져나올 길입니다. 통로를 막는 조건이 그대로면, 염증은 계절마다 같은 자리로 돌아옵니다.”
➌어떤 신호일 때 검사를 먼저 받아야 하나요
눈 주위가 붓거나 붉어지는 경우, 시야가 흐려지거나 사물이 겹쳐 보이는 경우, 눈을 움직일 때 아픈 경우라면 염증이 부비동 밖으로 번졌을 가능성을 확인해야 하므로 지체 없이 의과 진료를 받으시는 것이 좋습니다.
고열과 함께 심한 두통이 이어지거나 목이 뻣뻣해지는 경우, 한쪽 코만 계속 막히고 코피가 반복되는 경우, 얼굴 한쪽의 감각이 둔해지는 경우, 냄새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가 오래 이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버티는 것이 미덕인 코막힘과
버티면 손해인 코막힘이
따로 있습니다.
이 대목에서 저는 검사나 항생제를 말리지 않습니다.
세균 감염이 뚜렷한 급성기에는 항생제 치료가 꼭 필요한 때가 있고, 지금 부비동 안이 어떤 상태인지 내시경이나 영상 검사로 확인해 두시면 그 뒤에 어떤 방법을 고르시든 판단의 기준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임의로 중단하지 마시고 알려주시면 함께 조율합니다.
반대로 검사에서 당장 큰 문제는 아니라고 확인됐는데도 누런 콧물과 먹먹함이 계절마다 반복된다면, 그때부터는 시간이 필요한 회복입니다.
이 구간이 길어질 때 무엇을 함께 볼 수 있는지가 다음 이야기입니다.
➍한의원에서는 어떻게 접근하나요
먼저 진맥과 적외선 체열 진단으로 지금 몸이 찬 쪽인지 열이 몰린 쪽인지, 그리고 코 주변의 염증과 순환 상태를 확인합니다.
짐작으로 방향을 정하지 않는 것, 이것이 제가 첫 진료에서 지키는 순서입니다.
같은 축농증으로 오셔도 몸 안의 사정은 다릅니다.
맑고 묽은 콧물에 찬 바람을 맞으면 더 심해지는 유형이 있고, 누렇고 끈적한 콧물에 갈증과 답답함이 함께 오는 유형이 있습니다.
감기만 지나가면 어김없이 부비동까지 넘어가는, 회복력이 떨어진 유형도 있습니다.
한열을 가르지 않고 쓴 처방은,
한쪽에게는 반드시
손해가 됩니다.
유형을 나눈 뒤에는 침과 약침으로 코 주변의 순환을 도와 분비물의 배출과 부기 완화를 돕고, 필요한 경우 비강추나로 좁아진 콧길이 편해지도록 돕습니다.
여기에 체질과 상태에 맞는 한약으로 폐기와 비위를 보강해 반복되는 흐름을 줄이는 쪽으로 방향을 잡습니다.
저는 한 번에 모든 것을 되돌리려 하기보다, 지금 가장 힘든 증상을 먼저 가라앉힌 뒤 재발을 줄이는 단계로 넘어가는 순서를 택합니다.
좋아지고 있는지는 콧물의 색 하나만 보고 판단하지 않습니다.
코막힘으로 깨는 밤이 줄었는지, 냄새와 입맛이 돌아오는지, 감기 뒤 회복에 걸리는 날수가 짧아지는지를 함께 봅니다.
제가 콧물 이야기를 하다가 밥은 잘 드시는지, 잠은 어떠신지를 여쭙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그 차이가 이번 환절기로 끝날지 다음 계절까지 이어질지를 가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생활에서도 함께 바꿀 것이 있습니다.
실내가 건조하지 않도록 습도를 지키고 물을 충분히 드시면 분비물이 묽어져 배출에 도움이 됩니다.
코를 풀 때는 한쪽씩 부드럽게 풀어 주시고, 찬 바람을 직접 맞는 시간과 늦은 야식·과음을 줄이시는 것이 좋습니다.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이 있다면 밤새 점막이 마르면서 회복이 더뎌집니다.
효과와 회복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으며, 체질과 증상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 ✓누렇거나 끈적한 콧물이 열흘 넘게 이어진다
- ✓코 뒤로 무언가 넘어가는 느낌과 얼굴의 묵직함이 있다
- ✓약을 먹는 동안만 편하고 끊으면 다시 시작된다
- ✓해마다 환절기가 되면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
- ✓냄새와 입맛이 예전 같지 않다
- ✓코가 막혀 밤에 입을 벌리고 자거나 잠을 설친다
증상과 회복은 개인마다 다르며, 정확한 진단은 내원 후 진맥과 검사로 확인합니다.
눈 주위가 붓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신호, 고열과 심한 두통, 한쪽 코만 막히며 코피가 반복되는 신호가 있다면 무엇보다 의과 진료를 먼저 받아보시길 권하며,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임의로 중단하지 마시고 알려주시면 함께 조율합니다.
꼭 저희 한의원이 아니어도 좋습니다.
다만 어디를 가시든 지금 내 몸이 찬 쪽인지 열이 몰린 쪽인지 무엇을 보고 판단했는지와 약을 내려놓은 뒤에는 무엇으로 버티게 되는지, 이 두 가지는 꼭 물어보시기 바랍니다.
해마다 같은 계절에 같은 자리로 돌아오는 일이 반복된다면 편하게 상담 오세요.
* 본 칼럼은 정보 제공을 위한 것으로, 개인의 체질과 상태에 따라 효과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임상 24년, 한방소아과·성장클리닉 19년. 사상체질맥진학회 교육위원. 세종 바른한의원에서 사상체질 한약, 성장·성조숙증, 소아 면역·비염, 만성질환을 진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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